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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大 학종 평가항목 설명회 자리서…진학지도교사들 “구체적 사례와 기준” 요구

blueocean7 2018. 4. 6. 09:46

주요大 학종 평가항목 설명회 자리서…진학지도교사들 “구체적 사례와 기준” 요구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18.04.05 16:17

                

-공동연구진 “구체적 사례 밝히면 ‘학종 카피본’ 양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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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5시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7년 6개 대학 공동연구 연구결과 공유 컨퍼런스'에서 조복희 혜성여고 교사, 조만기 판곡고 교사, 장동만 상일여고 교사,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장,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 이미경 전 서울여대 입학사정관,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박정선 연세대 책임입학사정관(왼쪽부터)이 종합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이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 뿐만 아니라 세부 평가항목까지 공개해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깜깜이 전형’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공동연구 결과를 적용하면 학부모와 학생들의 대입 준비 부담이 완화될 것입니다.”

4일 늦은 오후,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7년 6개 대학 공동연구 결과 공유 컨퍼런스’에서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이같이 강조했다. 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6개 대학 입학처는 이날 최근 발표한 공동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 사정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2016년 공동연구에서 제안한 평가요소의 세부항목을 유목화하고 평가세부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6개 대학의 공동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평가표준안은 2019학년도부터 해당 대학에 적용될 계획이다. 공동연구진은 이날 발제와 토론을 진행하며 학종 평가세부내용을 둘러싼 의문에 대한 답도 내놨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진학지도 교사 등 고교 관계자들의 답답함과 궁금증은 끝나는 시간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듯 보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고교 교사들은 공동연구진 측에 학종 평가요소 내 세부항목과 관련해 더욱 구체적인 사례나 기준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복희 혜성여고 교사는 “고1의 경우,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3학년 학생들과 교과목 지도를 달리 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게 학종에 도움이 되는지 또는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들 역시 각 대학 평가요소별 반영비율이나 평가사례 등을 물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들은 “공동연구에서 제시된 일부 학종 평가 사례를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다”며 “학종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학종 카피본’이 양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학업역량 “체크리스트로 활용 경계”, 전공적합성 “전공 좁게 해석 말아야”

6개 대학 입학처는 공동연구 끝에 밝힌 평가요소를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학업역량’은 고교 수준 내에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에서 학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수학 능력이다. 세부 평가항목에는 ‘학업성취도’ ‘학업태도와 학업의지’ ‘탐구활동’ 이 포함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동만 상일여고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많은 교사들이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주로 학업역량을 형식적으로 서술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공동연구에서 제시한 평가항목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정선 연세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부에서 성적을 바탕으로 학업성취도를 이해한다면 학업역량의 세부능력은 학생부 내 동아리, 진로활동이나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살피는 것”이라면서도 “이번 공동연구에서 제시한 평가항목을 ‘체크리스트’로 활용하는 것은 경계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다른 평가요소인 ‘전공적합성’은 대학 입학 후 해당 전공을 수학할 때 필요한 기초 소양과 자질을 의미하는 미래의 잠재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가장 큰 변별력을 지닌 요소로 꼽힌다. 구체적인 평가항목에는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이 있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업역량이 현재의 역량이라면 전공적합성은 미래의 역량”이라며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공통과목이 학업역량과 가깝다면, 선택과목은 전공적합성의 관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장 교사는 “학생 입장에서 ‘전공’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무게감이 너무 크다”며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특정 전공에만 맞춰 학종 지원을 돕는다면, 대학에서 의도치 않은 학생이 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사정관은 “전공이라는 표현을 두고 전공지식이나 대학 수업 등으로 좁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단어에 크게 매몰되지 말고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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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5시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7년 6개 대학 공동연구 연구결과 공유 컨퍼런스'에서 한 참석자가 소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오푸름 기자

◇ 인성 “모든 항목 적용 아냐”, 발전가능성 “일부 항목 중복 평가 가능”

공동연구를 통해 제시한 평가요소 중 ‘인성’은 ‘협업능력’ ‘나눔과 배려’ ‘도덕성’ ‘성실성’ ‘소통능력’ 등 가장 많은 평가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공동연구진인 이미경 전(前) 서울여대 입학사정관은 “‘인성’ 요소가 가장 추상적인 평가요소이기 때문에 세부 평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객관적 근거로 인성을 평가하려면 고등학교와 대학이 충분한 협력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협업능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6대 핵심역량 중 공동체역량을 기르는 기본적인 인성으로 정의됐다. 인성의 평가항목이 포괄적인 것과 관련해 이 전 사정관은 “인성이 다른 평가요소에 비해 공통 항목을 묶어내기 어려운 것은 대학별 인재상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를 대학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는 자율로 맡기고 있으며, 공동연구를 통해 제시된 평가항목을 모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평가요소인 ‘발전가능성’은 개인행동의 성향에 대한 평가를 통해 향후에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넓은 개념이다. ‘자기주도성’ ‘경험의 다양성’ ‘리더십’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이 평가항목으로 묶여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평가요소 중 발전가능성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른 요소에서 평가하고 있는 항목들과 발전가능성 내 평가항목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은 “학교 생활을 네 가지 평가요소로 무 자르듯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등의 근거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치를 확인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