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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등 5곳 자사고 탈락생 '배정 제한'에… 지역 학부모들 "청천벽력"

blueocean7 2018. 4. 6. 09:51

경기 등 5곳 자사고 탈락생 '배정 제한'에… 지역 학부모들 "청천벽력"

조선에듀 주희연 기자

2018.04.05 08:06

                         
                   

외대부고, 지역 30%선발 폐지… 용인 학부모들 "제한 풀라" 반발
"학생 희생 강요하는 정책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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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북 등 지역 자사고들이 '지역 학생 선발제' 축소 혹은 폐지를 검토하면서 이 지역 학생·학부모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기·전북·충북·강원·제주 등 다섯 지역 교육청은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학생들의 평준화 지역 일반고 추가 배정을 막기로 했다. 정원 미달을 우려한 자사고들이 자구책으로 지역 학생 선발제 폐지·축소를 고려하자, 이를 준비해 온 학생·학부모들이 "청천벽력"이라며 반발하는 것이다.

용인외대부고가 '용인 학생 30% 선발'을 폐지하겠다는 사실이 알려진 4일, 학교엔 용인 지역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이날 아침부터 외대부고 입학처엔 "용인 학생에 대한 차별" "결정을 보류해달라"는 전화가 수십 통 빗발쳤다. 한 중3 학부모는 "용인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면 외대부고를 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키고 있는데, 지역 전형이 없어지면 서울 학생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용인 학생만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엔 '외대부고 입학을 바라고 용인에서 버틴 건데 평수를 줄여서라도 서울로 이사 가야겠다' '사교육에 유리한 서울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용인외대부고는 현재 전체 학생 중 65.4%가 경기 지역 학생이다. 서울 학생은 21%다. 전주 상산고는 경기·전북 지역 학생 비율이 전체의 57.5%를 차지한다. 서울 학생은 19.9%다. 이 학교들에 지원하는 경기·전북 학생들이 줄어들면 결국 서울 지역 학생들이 입학하기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경기도교육청 2019 고입 전형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안양(평준화 지역)에 사는 학생이 자사고에 탈락하면 화성·연천·이천·오산 등 몇 시간씩 걸리는 비평준화 지역의 학교로 통학할 수밖에 없다. 서울 등 다른 지역과의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내용이다. 경기 지역 외고·자사고 교장단은 지난 3일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2019학년도 경기 고입 전형 계획'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강원·전북·충북·제주 5개 지역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총 21개다. 이들 학교 대다수는 "학생 미달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입을 모은다. 박진무 군산중앙고 교장은 "교육청이 자사고 탈락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더욱 위기다"고 말했다.

박인현 대구교대 교수는 "현 정부가 자사고·외고를 폐지하려는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학생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비교육적일 뿐 아니라 일종의 '정책 폭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