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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간결한 문체로 다이어트를] 조선(이세민의 PERFECT ESSAY)

blueocean7 2018. 4. 25. 09:50
[ESSAY. 간결한 문체로 다이어트를]

조선(이세민의 PERFECT ESSAY)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새해 소원 1위가 ‘다이어트’라고 한다. 오늘날 영작문 교재의 바이블이라 일컫는 “The Elements of Style (E. B. White & William Strunk, Jr)”도 글을 향상시키는 궁극적인 방법을 단 세 단어로 압축시켰다. 

“Omit needless words (불필요한 단어를 없애라).”

가식적이지 않고 간결 담백하게 쓰는 것은 현대 사실주의 문체의 핵심이다. 그래서 학생 입장에선 죽을 맛이다. 모든 에세이 시험에선 양이 질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SAT 에세이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주어진 시간 50분 안에 마지막 네번째 페이지까지 도달해야 한다. 그 양이 엄청나다. 타자기처럼 정신없이 써내려가야 한다. 그러니 생각이 정리될 틈이 거의 없다. 바로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면 같은 내용을 다른 문장으로 반복해 쓰거나 “Since this is so important an issue, I want to emphasize again what I have mentioned above(내가 아까 했던 말이 중요하니까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는 식의 없어도 되는 문장을 집어넣어 페이지 늘리기에 혈안이 된다.

하지만 이는 몸을 불필요한 지방으로 채우는 것과 같다. 불필요한 지방은 반대로 빼야 한다. 건강을 위해 채우는 것은 근육이어야 한다 (라이팅의 근육은 디테일이라고 지난 회에서 설명한 바 있다).

불필요한 단어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단어를 없애도 의미가 훼손되지 않으면 불필요했다는 증거다. 다음은 2회 “Inanimate Subject 사람 주어를 50% 이하로 낮춘다”에서 소개했던 문장들이다.

1) We should abide by the law.
2) Law is mandatory.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같은 뜻인데, 2번 문장은 무생물 주어 “law”를 사용해서 단 세 단어만 사용했다. 그렇다면 일반 사람 전체를 지칭하는 “we”는 불필요한 단어인 것. 간결하면 문장이 산뜻하고 뜻이 명확해진다.

한국 학생들의 문체가 간결치 못한 것엔 문화적 요인도 있다. 

에세이 작성 과정을 비교해 보면 영어가 한글보다 훨씬 간결하고 단도직입적이란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나는 온오프라인의 국내 대학 논술시험 모범답안을 호기심에 곧잘 읽어보는데, 영어로 직역하면 “pretentious(가식적)”이라고 할 거창하지만 불필요한 표현이 눈에 많이 띈다. 아무래도 격식과 예의를 더 차리는 동양적 문화의 영향이라 하겠다. 

영어 에세이는 그보다 실용적 비즈니스 언어에 더 가깝다. 하고싶은 말을 빙빙 돌리지 말고 첫 문장부터 다이렉트하게 표현해보자. 우린 너무 예의가 발라서 문제다. 

다음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에 진학했던 학생들의 실전 사례를 보자.

<Level 1>  빈 단어를 쓰지 않는다.

간결함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이 빈 단어(empty words)다. 문장을 복잡하게 만들어 의미 전달의 명확성을 떨어뜨
“quality”는 빈 단어. 따라서 삭제해도 의미 전달에 무방하다.

<Level 2> 중복을 피한다.
중복(redundancy)란 같은 의미가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추가되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면, 중복은 삭제해야 한다.

“월든”의 저자이자 19세기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한 개요인데, 첫문장에서 “현대문명과 거리를 둬 물질주의를 피했다”고 썼다. 그런데 둘째 문장도 단어만 바꿔썼을 뿐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팩트인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추구했다”로 대체했다.

<Level 3> 관계사를 줄인다.
what, who, whom, which, that 등 관계대명사(relative pronoun)과 where, when, how, whereby 등 관계부사(relative adverb)을 합해 관계사라고 하는데,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한 문장에는 두 개 이상의 관계사를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

첫문장의 “that”을 없애고 “man-made”라는 형용사로 넣어 문장을 간결하게 고쳤다.

조선(이세민의 PERFECT ESSAY)